데살로니가 후서에는 '배도(배교)'라는 무시무시한 말이 등장합니다.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먼저 배도하는 일이 있고 저 불법의 사람 곧 멸망의 아들이 나타나기 전에는 (심판이) 이르지 아니하리니" (데후 2:3)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모든 영어 성경이 '떨어져 나감', '믿음의 포기', '반란', '하나님에게서 돌아 섬'으로 번역한 걸 보면, '배교'는 (문자 그대로) 자기의 믿음을 포기함을 뜻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택하여 친히 구원하셨고, 끝날까지 지켜주시겠다고 보장하신 약속을 믿는 사람으로서는 신자가 스스로 배교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원어로 살펴본 '배교'
혹시 '배교'가 다른 의미일 수도 있을까요? 다행히, 같은 헬라 원어가 사도행전에 한 번 더 나오는데 여기서는 '배반'으로 번역되었습니다: "네가 이방에 있는 모든 유대인을 가르치되 모세를 배반하고 아들들에게 할례를 하지 말고 또 규모를 지키지 말라 한다 함을 저희가 들었도다" (행 21:21)
"모세를 배반한다.' 무슨 뜻입니까? 죽은 모세, 즉 사람을 배신한다는 의미는 아니죠. 유대교인이 모세의 가르침을 떠나 다른 것으로 넘어갔다는 뜻입니다. 즉, 모세 율법을 지키면 하나님 백성 된다고 믿었던 유대인들이 예수님께서 구세주 되심만 믿으면 된다는 바울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었다는 거죠.
배교가 이렇게 하나님의 가르침에서 떠나는 것이라면, 하나님을 직접 배신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가 됩니다. 구원받은 신자가 하나님께 붙어 있기 하지만, 잘못된 가르침에 미혹되는 것과 완전히 떨어져 나가서 하나님께 심지어 대항까지 하는 반란은 전혀 다른 의미이고 그 결과도 아주 다르잖아요?
성경 전체의 흐름을 따라 살펴본 '배교'
사실, 단어 하나의 정확한 뜻을 따진 것으로 전체 구절의 내용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조심해서 해야 합니다. 우리는 원어나 영어에 깊은 지식이 없을뿐더러, 설혹 있다고 한들 인간 언어가 지닌 '표현의 한계'를 극복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배교'의 참 뜻을 데살로니가 후서 문맥과 성경 전체의 흐름을 따라 이해해 보겠습니다.
데살로니가 후서 2장은 멸망의 아들이 사람들을 미혹한다고 경고합니다. 그는 자기가 진짜 하나님이라면서 하나님의 가르침과는 다른 가르침을 전파합니다. 그는 사람보다는 권세가 많지만, 구원받은 신자를 하나님에게서 직접 떼어낼 수는 없습니다. 단지 떨어지라고 유혹만 할 수 있으며, 그것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때에만 가능합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배교'
그렇다면, '배교'는 하나님의 구원 경륜의 일부이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셔야만 일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신자가 자기를 구원하신 하나님에게서 스스로 떨어져 나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악의 꼬임에 넘어가 딴마음을 먹고 하나님에게서 떨어지려고 발버둥을 쳐도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신다는 거죠!
성경은 하나님께서 구원하겠다고 마음먹으시면 어떤 경우라도 그를 반드시 구원하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한번 의롭다고 인정해 주시고(칭의), 구원의 도장을 찍어주신 사람은 끝날까지 보전해 주신다고 알려줍니다(성도의 견인, 구원의 보전). [1]
만약 구원이 이렇게 하나님께서 100% 하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구원을 내가 믿고 받아들여 이뤄졌다면, 마음을 바꿔서 구원받음을 취소하는 게 가능할 것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랬다저랬다 마음을 바꾸는 게 바로 인간이니까요. 하지만 성경은 내가 하나님을 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만드시기도 전에 이미 택하셨다고 알려줍니다.
그래서, 성경이 예수를 구세주로 믿는 나의 믿음조차도 하나님께서 주셨다고 하는 거고(유 1:3), 하나님을 버리고 떠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애당초 속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저희가 우리에게서 나갔으나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하였나니 만일 우리에게 속하였다면 우리와 함께 거하였으려니와 저희가 나간 것은 다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나타내려 함이니라" (요일 2:19)
[1] 성도의 견인? 기독교 용어 제대로 이해하기 (tistory.com)
'성경구절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자와 거지 나사로 비유' 복음의 시각으로 읽기 (9) | 2024.08.28 |
---|---|
행위와 구원? 죄, 복음, 회개? 하나님의 뜻? 요한이 답하다! (0) | 2024.08.23 |
이 찬양을 들으면 형제가 멸망할 수도 있다고요? (0) | 2024.02.20 |
깬 사람, 자는 사람 모두 구원하신다고요? WOKE? (1) | 2024.02.01 |
죄 사함을 얻는 세례? 물로 죄를 씻을 수 있다고요? (0) | 2023.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