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에서 계속: 자유의지 탐구: 로봇청소기, 개미, 그리고 인간의 의지 (1) (tistory.com)
둘로 갈라진 기독교 교리
"만약, 선과 악을 선택할 인간의 자유가 완전한 것이 아니라면, 비록 선한 일을 한다 쳐도 보상받을 수 없고, 역으로 죄에 대한 책임 또한 물을 수 없다. 그건 본인의 의지로 행한 일이 아니기에"라는 펠라기우스의 설명은 우리 마음에 훨씬 쉽게 와닿지 않나요? 나름대로 합리적이고 공평해 보이는 인간적 논리 아닌가요? 적어도, 구원이 인간의 의지와 능력과는 상관없이 오직 하나님 의도대로만 결정된다는 예정론에 비하면 더욱 그러합니다. 그런 까닭 덕분인지, 이런 인본주의적 생각은 사라지지 않고, 알미니우스와 웨슬리 같은 신학자들에 의해서 다시 살아납니다.
16세기, 즉 1200년이 지난 시점인데요, 그동안 교회는 권력과 돈 같은 인간적 욕심에 빠져 타락되어 있었습니다: 화려한 성전 짓는다고 면죄부를 판매했습니다. 이를 루터가 정식으로 비판하고 나섬으로 교회 개혁운동이 일어나서 교회는 다시 하나님 중심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루터와 캘빈은 하나님 뜻의 절대성을 강조한 어거스틴의 주장을 이어받아, '인간의 전적인 타락'과 '하나님의 무조건적 선택' 같이 하나님의 주권이 강조된 교리를 정립합니다. 그 내용이 오늘날 우리에겐 캘빈의 5대 강령으로 알려져 있죠.
거기에 반대하여, 알미니우스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능력' 그리고 하나님의 예지에 근거한 '조건적 선택' 같이 인간적 입장이 상대적으로 많이 반영된 주장을 내놓음으로써, 기독교의 기본교리는 궁극적으로, 둘로 갈라집니다. 따라서, 오늘날 감리교회나 성결교회는 알미니우스 교리를, 장로교회와 개혁교회는 캘빈의 교리를 기본적으로 따르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의 죄를 위해 죽으셨나?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죄를 위한 화목제물이니 우리만 위할 뿐 아니요, 온 세상의 죄를 위하심이라 " (요일 2:2)
사도 요한이 우리더러 교리 논쟁하라고 쓴 구절은 아니겠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구원받은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냐? 아니면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죄를 위한 것이냐? 캘빈과 알미니우스가 대립한 주제입니다.
문자대로 해석하면, 예수께서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해 죽으셔서 모든 이의 죄가 용서되었는데, 그걸 믿고 받아들이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이는 지옥에 간다는 알미니안의 '보편적 속죄' 주장이 맞는 것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캘빈의 '제한적 속죄론'을 따르는 이들은, 위 구절의 온 세상은 모든 사람을 뜻하지 않고, 세상 전체의 죄와 패배를 회복한다는 의미라며 따라오는 다음 구절이 모두 구원받은 이를 설명하고 있다면서 반대합니다.
요한 서신의 내용은 하나님께서 어떻게 구원을 이루시나, 즉 구원경륜 보다는, 구원받은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의 자녀다운 삶을 살 수 있는지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모든 인간의 죄가 용서되었다면, 모두가 구원을 받아야만 이치에 많습니다. 하나님과 사람의 사이를 가로막는 죄가 사라졌다면 요한이 강조하는 하나님과의 교제가 이뤄져야 마땅합니다. 친밀한 교제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죄의 삯은 사망이라는 구속 조건 또한 사라졌기에, 그들을 지옥으로 보낼 명분도 업습니다.
알미니안 교리대로 미약한 인간이 하나님의 은혜를 거부하는 것은 개미와 소년의 예시에서 보았듯이 창조주 하나님을 장조물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잘못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타락한 죄인, 악한 심령의 인간이 선한 하나님의 뜻을 우선한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발상입니다. 참고로, 펠라기우스는 인간의 원죄를 부인했습니다. 인간이 완전히 악하지는 않다면서, 알미니안 교리는 인간이 부분적으로만 타락했다고 믿습니다.
마치는 글
사도 요한은 구원받은 이에게 선물로 보내 주신 성령님의 인도를 따라 살라고 조언합니다. 죄악 된 욕심 따라 나 스스로 방향을 정하지 말고 선하신 하나님 뜻을 따라서만 살라는 조언입니다.
몸을 휘감을 전깃줄을 삼키려 들고, 갇힐 게 뻔한 좁은 가구 틈으로 비집고 들어가려는 로봇청소기를 발로 막아서 방향을 바꿔주고, 넓고 안전한 곳으로 인도해 주면서, 나 스스로 질문을 던집니다. 우라가 가졌다는 자유의지, 설마 로봇청소기 수준에 불과한 건 아니겠지?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여호와와 그 기름받은 자를 대적하며 우리가 그 맨 것을 끊고 그 결박을 벗어 버리자 하도다, 하늘에 계신 자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저희를 비웃으시리로다" (시편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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