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생활 내 생각

물의 과학적 특성을 통한 성경 해석의 새로운 접근법?

"물은 0도에서 얼고 100도에서 끓는다"는 건 과학 시간에 졸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럼 다음 질문: 열을 계속 더해도, 끓는 물의 온도가 100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100도에 머무는 이유는무엇일까요?

쇠로 만든 냄비에 열을 계속 더하면 온도가 계속 올라갑니다. 고기가 까맣게 탄다는 건 온도가 그만큼 높다는 거잖아요. 하지만, 끓는 물에 잠긴 고기는 하루 종일 끓여도 타지 않습니다. 물의 온도가 100도에 머무른다는 간접 증거입니다.

액체에서 기체로

'물이 끓는다'는 액체 상태에서 기체 상태로 바뀌는 현상을 말합니다.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서로 당겨주던 액체 상테의 물 알갱이들을 멀리 떨어진 기체 상태로 흩으려면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렇듯, 열로 더해지는 에너지가 물이 수증기로 바뀌는데 다 쓰이기 때문에 끓는 물의 온도가 더 올라가지 못 하고 100도에 계속 머무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온도가 100도 이상으로 오르기 전에 기체로 바뀌어 액체가 없어진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기체 상태인 수증기는 이런 변화가 없기에, 열을 더하면 더할수록 수증기 온도가 올라갑니다. 1000도 이상으로도 올라갈 수 있기에, 수증기에 찐 만두가 물에 삶는 온도보다 훨씬 빨리 익는 것입니다. 

액체에서 고체로

물이 어는 현상도 비슷합니다. 액체가 고체 상태로 바뀐다는 것은 물 알갱이들의 거리가 가까워져서 서로 당겨주는 힘이 세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고체인 얼음은 액체인 물과 달리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더 안정된 상태로 바뀌면 에너지가 남습니다. 그 에너지를 그대로 두면 고체가 다시 액체 상태로 돌아가겠지만 그 남는 에너지를 냉장고가 밖으로 내보내 주면 고체 상태가 유지되어 얼음이 만들어집니다. 냉장고가 작동하는 원리도 설명되었네요.

섭씨와 화씨

도대체, 물은 어떻게 0도와 100도라는 깔끔한 숫자에서 얼고 끓는 것일까요. 우연의 일치라기 보다는 우리가 그렇게 정했기 때문입니다. 너무 당연한 답에 혹시 실망하셨나요?

서양에서는 물이 32도에서 얼고 212도에서 언다고 정했습니다. 바로 섭씨와 화씨의 차이입니다.

참고로, 여기서 '씨'는 "최 씨, 김 씨"할 때처럼 사람을 뜻합니다. 즉, 섭씨와 화씨는 섭 아무개와 화 아무개라는 특정 인물을 지칭한다는 것 혹시 아셨나요?

이런 잡다한 지식 말고, 더 멋있는 고급 과학 지식을 말해 보라고요?

과냉각 (Supercooling)

혹시, 0도 이하나 100도 이상의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면 여태껏 떠벌린 말들이 거짓이 될까요?

말씀드렸다시피, 온도가 0도 이하로 내려갔을 땐 물이 얼어서 얼음으로 바뀌어야 정상이지만, 움직임이 없는 상태로 온도를 빠르게 내려 주면 얼음으로 바뀌지 않고 0도보다 낮은 온도의 액체 상태의 물이 유지될 수도 있습니다. 혹시, 유튜브에서 냉동실에서 꺼낸 콜라가 액체 상태로 있는데, 병을 탁자에 내리치는 순간, 순식간에 얼어버리는 장면 기억나시나요?

과냉각 현상입니다! 과냉각된 물의 온도는 영하입니다. 하지만 고체가 아니고 액체입니다.

물론, 반대 경우도 가능한데요, 마이크로 오븐으로 데운 물은 끓어서 수증기로 변하지 않고 액체 상태로 남아 있으면서 온도가 100도 이상으로 올라가기도 합니다. 그때 커피나 설탕을 더하면, 순식간에 끓어 넘치게 되죠.

맺는 글

이렇게, 0도 이하의 물, 100도 이상의 물이 존재한다고 해서, "물은 섭씨 0도에서 얼고 100도에서 끓는다"라는 명제가 거짓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거짓을 가르치겠어요?

이렇게 비교적 합리적인 과학 세계에서도 상반된 두 현상이 공존한다면, 성경 말씀에 관한 반대되는 해석이 공존한다는 것 너무나 당연한 게 아닐까요? 한 주장만이 옳은 게 아니고, 둘 다 맞을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터무니 없이 잘못되어 보이는 주장이라도 무시하지 말고, 먼저 조건과 배경을 들어보고 주장의 당위성을 따져보는 태도. 진리 추구에 훨씬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보너스: 소주와 관련된 일상 질문에 대한 답

(1) 소주를 냉동실에서 얼릴 수 있습니까?

알코올의 어는 온도는 물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가정용 냉동고로는 얼릴 수 없습니다. 따라서, 40% 이상의 알코올이 들은 보드카 또한 얼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알코올 함유량이 20%인 소주 정도는 얼리는 게 가능합니다.

 

(2) 냉장된 소주는 실온의 미지근한 소주보다 천천히 따라진다고 친구가 주장하는데 뻥인가요?

점도란 액체 흐름에 대한 저항을 나타냅니다. 물의 점도는 섭씨 4도일 때 가장 높아서, 미지근한 물과는 차이가 느껴질 정도니까, 예민한 사람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듯합니다. 믿기지 않으면 냉장된 물로 한번 실험해 보세요.